구움 과자를 선물 받았고 마음이 고마워서 너무 성급하게 과자를 삼켰고 꽉 막힌 속을 내리려고 삼십 분을 내리 걷다가 지난주와 이번 주, 다음 주의 일정을 점검하고 내가 잡아둔 약속을 모조리 후회했다. 어제는 지난 두 편의 에세이, "달콤하고 싸늘한". "초능력" 제목을 후회했다. 제목 때문에 조회수가 안 나오는 것 같다. 둘 다 사람 참 좋아하는 내 글인데...
8월의 31일이다. 서른두 번째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날이다. 작년 8월 31일에는 이런 일기를 썼다. 팔월 삼십일일 여름의 끝날에 있다고 생각한다.입추는 지났지만(입추는 팔월 칠 일이었다). 나는 늘 그렇게 셈해왔어. 유월 칠월 팔월은 여름, 십일월 십이월 일월 이월은 겨울이라고. 여름의 마지막 날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에 관해...
자러 가지 마. 나보다 먼저 잠들지 마. 네가 잠들면 그 이야기를 해버릴 거야.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이야기를 할 거야.
옥수수가 식어간다. 싸늘하고 달콤한 냄새. 여름이 끝나는 냄새다. 친구는 이번 여름 내내 달려드는 왜가리에 자주 놀랐다. 아랑곳 않고 달리는 자전거 위를 지난다고 했다. 왜가리를 으악새라고 해. 알고 있어? 으악하고 울어서. 네 비명처럼. 나는 너의 비명을 들어본 적 없다.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비명 지를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기 때문이다. 그...
자주 기운이 없다. 이름을 여러 번 불려도 꼼짝을 못 할 것 같다. 보통은 왼쪽을 보고 누워있지만 돌아 눕는 기운을 내는 것조차 쉽지 않아 정자세로 누워 있었다. 천장과 벽의 이음새를 노려보았다. 할 수 있는 가장 기운 있는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감정을 가끔만 느끼게 됐다. 드물게 비슷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일은 있지만 쭉 이어지지는 않는다. 평온이나 무감을 포함하여, 살아있는 한 어떤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기는 하겠지만 느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뺨이 있어도, 꼬집어야 아프니까.
마음을 가져본 일이 전생 같다. 그러나 지금도 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을 비울 수는 없다. 마음은 비워지지 않는다. 텅 빈 마음에는 텅 빈 마음이 있다. 최근에 가진 마음에 대해 써본다. 얼마 전에는 친구들과 화상으로 만나 파티를 했다. 온라인으로 접속해 카메라를 켜 두고 각자가 준비한 술을 마시는 파티였다. 그때 나는 확실히 마음을 가졌다. 이대...
내 에세이는 망한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휴지 조각 같은 것을 쓴다고 해서, 내가 쓴 글이 정말로 휴지 조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던 사람이 죽지 않는 것처럼. 마음을 다잡고 써본다. 쓰면 쓰는 거지 왜 쓰고 본다고 할까? 꼭 두고 보는 것 같아. 두면 두고 말지 두고 본다고 하면 무섭다. 너를 두고 볼 거야. 그런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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